습도가 높아지면, 몸이 물을 요구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걸 새삼 느껴요. 아침부터 무겁게 느껴지는 공기 속에서 하루를 시작했는데, 이른 시간부터 숨이 가쁘게 느껴지더라고요. 마치 물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랄까요? 살짝만 움직여도 땀이 맺히고, 뭔가 갈증이 더 빨리 찾아오는 것 같았어요.
평소에도 물을 자주 마시는 편이지만, 오늘은 유난히 많이 마셨어요. 컵에 물을 채우고 금세 비우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어요. 마실 때마다 느껴지는 시원함이 그나마 이 무더운 하루를 견디게 해주더라고요. 물론 물을 많이 마시다 보니 자꾸 화장실을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, 몸이 원하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.
습도가 높은 날이면 온몸이 축축해지는 기분이 들어요. 머리카락은 축 늘어지고, 피부도 뭔가 끈적거리는 느낌이에요. 이럴 때는 샤워를 해도 금방 다시 끈적해지는 기분이라서 좀 답답하죠. 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에어컨을 조금 켜 두고, 그래도 부족하다 싶을 때는 선풍기를 돌려서 공기를 순환시키려고 해요. 그래도 어쩐지 그 무거운 공기는 쉽게 가시지 않더라고요.
물을 마시면 잠깐은 시원해지는데, 금방 또 목이 말라요. 이게 습도 때문인지, 아니면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 건지 헷갈릴 정도예요. 평소에 하루에 한 두리터 정도 마시면 충분했는데, 오늘은 정말 몇 리터는 마신 것 같아요. 그럴 때마다 몸이 더워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. 특히 오후쯤 되면 마치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.
그나저나 이렇게 습도 높은 날은 무언가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. 그냥 가만히 있어도 지치는데, 뭘 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. 그래서 오늘 하루는 최대한 느긋하게 보냈어요. 하고 싶던 일들이 있긴 했지만, 이런 날씨에는 그저 몸을 돌보는 게 최우선이더라고요. 물 한 잔 마시고 잠깐 눈을 감고 쉬기도 하고, 다시 깨어나면 또 물 한 잔 마시고. 이렇게 반복되는 하루였어요.
그리고 또, 이상하게도 이런 날은 식욕이 덜 생겨요. 더운 공기 때문에 그런지 무거운 음식은 당기지 않고, 시원한 과일이나 샐러드 같은 것들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. 그래서 저녁으로는 가볍게 수박 몇 조각과 냉면을 먹었어요. 시원한 음식을 먹으니 그나마 기운이 좀 나는 것 같았어요.
습도가 높은 날은 어쩔 수 없이 체력도, 마음도 금방 지치게 되는 것 같아요.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신경 써서 물을 많이 마시고, 몸 상태를 잘 챙겨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. 물론 화창한 날씨가 그리워지긴 하지만, 이런 날도 그 나름대로의 리듬이 있는 것 같아요. 천천히, 무리하지 않고, 가벼운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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